원작과 영화가 충격적인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 겨울, 가족들과 소박하게 살아가던 석탄 상인 빌 펄롱이 삶을 되돌아보며 내리는 어떤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올해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되었으며, 은곰상(조연연기상)을 수상했다.
한편,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아일랜드의 ‘막달레나 세탁소’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빌 펄롱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역에서 막강한 힘을 지닌 수녀원에 석탄을 배달하러 갔다가 그곳의 실체를 발견하게 된다.
그 실체에 해당하는 막달레나 세탁소는 18세기부터 20세기말까지 아일랜드 정부의 협조 하에 가톨릭 수녀원이 운영했던 시설로, 소위 ‘타락한 여성’, ‘방탕한 소녀’들을 계몽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기관이었다.
막달레나 세탁소는 무려 1996년까지 운영되며 최소 1만 명의 소녀와 여성들에게 무급 노동을 강요하고 심각한 심리적, 신체적 학대를 가했다. 막달레나 세탁소의 여성들은 매춘여성을 비롯해 미혼모, 미혼모의 딸, 성폭행을 당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아침 5시에 일어나 주 6 일 하루 10~12시간씩 세탁과 다림질, 세탁물 포장, 바느질 등의 강제노동에 임금 없이 동원됐다.
국가는 이 시설을 구금 및 보호 시설로 이용했고, 상업적 거래를 했으며, 어린 소녀들을 무급 노역 및 학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달레나 세탁소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았다. 1993년, 더블린 북부의 수녀회가 개발업자에게 세탁소 부지를 매각하면서 133구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신청했다가 이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생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기 시작했으나 아일랜드 정부는 막달레나 세탁소에 대해 아무런 사죄의 뜻도 표명하지 않다가, 2013년 뒤늦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막달레나 세탁소는 아일랜드뿐 아니라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등지에도 존재했다.
원작 작가인 클레어 키건은 부커상 인터뷰 당시 “저는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우리 마음속에 갇혀 있는 것을 어떻게 안고 살아가는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여성 혐오나 가톨릭 아일랜드, 경제적 어려움, 부성 또는 보편적인 것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소녀와 여성이 수감되어 강제로 노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의 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싶었습니다.”라는 말을 전한 바 있다.
킬리언 머피 주연 및 제작, 클레어 키건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오는 11일에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이하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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